나의 이야기

[스크랩] 가을은 아무렇지도 않아...

평등성 2015. 7. 3. 10:15

 

가을은 서걱이는 모습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봄처럼 예쁘게 왔다가 희망을 주고 가는 것도 아니고,

여름처럼 신록으로 왔다가 시원함을 안겨주는 것도 아니고,

가을은 그냥  황홀하게 왔다가 스산하게 가버린다.

차라리 겨울은 봄을 기다리게라도 하니 덜 아프다.

수억년 동안 그렇게 왔다가

수억년 동안 그렇게 갔겠지

누가 오라고 한 것도, 가라고 한 것도 아닌데

혼자서 오고, 혼자서 가면서

가을은 종종 우리를 슬프게 한다.

하지만 슬픈건 우리 마음일 뿐

가을은 아무렇지도 않아

우리에게 말할거야

"난 그냥 왔다 갔을 뿐이라고 ..."

 

2010.11.15.연두와 염불암 산행후...


출처 : 향 싼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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